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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성신문] '리스타트 레시피'18. ‘성평등 관점의 여성일자리’ 리스타트..
작성자 womanup 작성일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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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연재 '리스타트 레시피 - 당신의 이력서를 보여주세요' 18.
원문보기> http://www.womennews.co.kr/news/116107

 

1년이 넘는 기간 ‘리스타트 레시피’ 코너를 통해 새롭게 일을 시작해보려는 다양한 여성들과 고민을 함께 나누어볼 수 있었습니다. 귀한 지면을 할애해주신 여성신문에 감사드립니다. 17명의 사연 중에는 일상의 가사, 육아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인가?’를 무한 반복하면서 종종걸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여성들의 낯익은 모습도 들어있었습니다. 때로는 좋은 답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실 독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과 희망의 답변이 되었길 바랍니다. 제가 리스타트 레시피를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세 가지로 요약해보았습니다.

 

첫째,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경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차근차근 챙겨서 앞으로의 경력설계에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전업주부의 경험은 재취업에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많은 고용주들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경제를 이끌어온 주부의 리더십은 현장에서 매우 책임성있고 강력하다고 말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도전하는 만큼 사람과 네트워크가 생기고 시행착오로 쌓인 경험이 축적되면서 자신만의 소중한 자원이 됩니다. 둘째, 항상 관심 정보에 집중하고 다각적인 정보검색을 시도하세요. 여성의 재취업과 사회진출을 돕는 정부부처, 지자체들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구직서비스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접 지역의 고용지원센터나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방문해 구직상담을 신청하세요.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이런 서비스를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사회에서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친지의 지지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특히 남편의 정서적 지지와 가사분담은 여성이 일을 다시 찾고 정착하는 데 매우 큰 힘이 됩니다.

 

2016년 5월, 첫 이력서를 보내온 분은 두 아이의 엄마로 지내던 40대 초반의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취업을 하고 싶은데, 시간제 일자리와 사무직종이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사연으로 보내왔습니다. 이 분은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하게 돼 업무경력은 없는 분이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의외로 취업지원 현장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경력이 없거나 오랜 기간 끊어진 경우, 재취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오래 전 경력단절을 경험했던 저 또한 그랬고요. 그러나 막연한 두려움은 스스로 취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내 의지와 걱정을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최근에는 곳곳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의 책임을 더 많이 지우고 있고, 남녀임금의 격차도 매우 큽니다. 당연히 여성이 일과 육아 사이에서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1020 청년여성이 있다면, 당신의 삶에도 언제든 경력단절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지난해 저희가 서울에 거주하는 여대생 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후에도 사회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답변이 94%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기혼 여성의 48.6%가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통계청 ‘2016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

 

물론 경력단절이 그 자체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스스로의 계획에 따라 일을 그만둘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의에 의해, 혹은 어쩔 수 없이 단절되는 경우가 아직도 훨씬 많습니다. 결혼 후 부부 중 누군가 지방으로 직장을 옮기게 된다거나, 육아에 도움을 받기 힘들어 갓난아기를 두고 회사에 복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남편보다 아내의 급여가 낮거나 혹은 주 양육자가 엄마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게 되면,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 할지라도 여성이 경력단절을 요구받게 됩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가 여성의 경력개발과 재취업에 대해 필요하다, 중요하다 정도의 사회적 구호만 외치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실제 여성이 왜 재취업하려하지 않는지, 왜 자녀교육에만 몰두하는지, 결혼과 동시에 일을 포기하는지 등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전반적 논의가 부족합니다. 여성만이 유독 특정 시기에 경력단절이 많다는 것, 그리고 사회 재진입이 어렵다는 점은 분명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내가 일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사회로부터 오랜 시간 떨어져 가정을 돌보았다는 것이, 다시 출발하지 못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경력단절을 겪기 이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책과 인식개선도 필요하겠지만, 여성의 일자리 문제는 무엇보다도 육아와 가사노동이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는 성평등의 관점에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청년여성에게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직업교육으로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이미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재진입을 위한 지원정책을 동시에 펼쳐야 합니다. 저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역시 현장의 여성인력개발기관과 함께 앞으로도 이러한 격차와 진입장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1452호 [사회] (2017-08-07)
서미경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장 (w-dream@seoulwome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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